Greenwashing-Pretty Trash
위장환경주의-예쁜쓰레기
2024년 6월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APCE는 UV프린트 판화가 옥진화의 개인전을 펼친다. ‘평판 인쇄’라고도 불리는 “UV프린트”는 용어만 들었을 땐 다소 생소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방식이다. 흔히 네일 아트를 할 때 젤을 구워내는 방식과 같이, UV 라이트를 분사하여 잉크를 굳히는 이 방식은 입체적인 복사가 가능한 장점을 가진다. 옥진화는 이러한 기법을 우드, 캔버스, 합성지 등의 다양한 매체와 접목해 ‘인간의 대량 생산과 과소비 루틴으로 자연이 훼손되고 있다.’는 하나의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도 공장, 발전소, 광산 등의 대규모 생산으로 인해 발생되는 쓰레기와 자원 소비 등 더 이상 외면되지 말아야 할 환경 문제에 주의를 기울인다.
작가는 바닥에 버려진 채, 납작하게 눌려 구겨진 캔의 모습에서 영감을 얻는다.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캔이 그 용도를 다하자 인간에게서 무참히 버려져 쓰레기가 되고, 또 이것들이 환경 오염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가 〈생산과 소비〉 시리즈의 시발점이다. ‘지구온난화’라는 대명제로부터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는 현재 실태를 오염에 주원인이 되는 일회성 인공 자재의 화려한 외면과 대조시켜 시사되는 문제를 야기한다. 작업에서 ‘캔’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는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화려하고 정리된 모습보다 그 쓰임을 다 해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린 채, 버려진 쓰레기 모습을 형상화함으로써 바라보는 이들의 소비 습관과 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부주의한 인식을 드러내 비판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다. 또한, 일회용품의 가장 대중적인 소재인 캔을 활용함으로써 퇴색되고 있는 “예쁜 쓰레기”라는 대조된 시각을 보여주므로 우리에게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아름다운 것보다 환경을 좀 더 생각하고 인지하는 소비 습관을 갖도록 독려하는 듯 하다.
이번 《위장환경주의–예쁜 쓰레기》 전시를 통해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삶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작가노트.
#1 생산과소비’ 에서는 현대사회의 과대한 생산과 소비에 따른 폐허와 이를 인간의 잣대로 암묵적으로 지나쳐왔던 이기심들을 환경문제에 빗대어 표현해 왔다. COVID-19 감염병의 대유행을 지나면서 더욱 대두된 환경문제들은 다양한 곳에서 사회 및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동반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친환경이라는 탈을 쓴 체로 이윤만을 추구하는 뒤틀린 이익집단 또한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가치를 이용한 제품, 활동 등에 환경운동가에 빙의한 듯한 사람들이 득달같이 달려드는 것이다. 작금의 모습들은 환경보호나 친환경이라는, 중요하고 신중해야 할 가치들이 마치 명품처럼 자랑거리 정도로 전락해 가는 느낌이다. 이에 따라 ‘Greenwashing-Pretty trash’(위장환경주의-예쁜쓰레기)라는 내용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그 문제점을 함께 인식하는데 본 창작활동의 목적이 있다.
#2 ‘가치소비’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의 수준은 낮추지 않고 가성비, 만족도 등을 꼼꼼히 따져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성향을 지칭한다. ‘가치소비’는 현대 소비문화에서 중요한 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이 가치라는 것은 매체와 주위의 시선에 휘둘려 타의적으로 점철되어 있고, 자신의 선택이라며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 매체에 많이 노출될수록 유행하게 되고, 이는 가치라는(물질적, 감정적 영역을 포괄한) 소비로 이어진다. 과연 이 ‘가치소비’는 진정으로 올바른 소비활동이자 개개인의 판단과 선택이 맞는 것인가?
#3 ‘예쁜 쓰레기’는 외형에 비해 쓸모없는 물건을 뜻 한다. 이는 ‘가치’라는 관점에 치중된 현대 소비문화(가치소비)에서 위트있게 표현된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쓰레기’는 더 이상 사용가치가 없는 각종 폐기물 이기에 ‘예쁜쓰레기’ 라는 비유적 표현에 다소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Greenwashing’(=위장환경주의)은 친환경적인 것 처럼 포장된 생산활동을 포괄한다.
혹시 당신은 마케팅과 상술에 현혹되었음에도 유행에 편승한 소비문화에 가려져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는가? 친환경, 가치, 제로웨이스트 등 그럴 듯한 말로 자위하며 위안삼고 있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예쁜 쓰레기’ 라는 말 또한 현대인들의 소비심리에 빗댄 ‘Greenwashing’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작가는 대중들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바운더리에서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
옥진화 Ock Jin Hwa
학 력
2014 동아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판화) 졸업
2010 동아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회화전공(한국화) 졸업
전 시
2024 《'위장환경주의-예쁜쓰레기' 옥진화 개인전》,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2023 《'위장환경주의-예쁜쓰레기' 옥진화 개인전》, 와풀팝 갤러리, 서울
2023 《ART_Contact Metaverse:[Me and another me]》, 부산시민회관, 부산
2022 《오색(五色)교감》, 부산 시민공원 미로전시장, 부산
2020 《<생산과 소비/생신 과소비> 옥진화 개인전》, 스타필드 작은미술관, 서울
2021 《Let's Always Be Happy》, 부산 시민회관, 부산
2023 《HAPPINESS Track No.5》, BNK 부산은행 갤러리, 부산
2020 《부산현대예술가협회 정기전》, 제뉴인 갤러리, 부산
2022 《프린트아트 굿즈전》, 타워아트 갤러리, 부산
2019 《'생산과소비' 옥진화 개인전》, 낙동강문화원, 부산
2021 《커밍아웃 전》, 보명 갤러리, 부산
2021 《예술공장Y 옥진화 개인전》, 서부문화센터, 김해
수상
2015 〈BS금융그룹 청년작가 평면미술 공모전〉 입선
2014 〈BS금융그룹 청년작가 평면미술 공모전〉 입선
2013 〈제29회 무등미술대전 판화부문〉 입선
2013 〈제39회 부산미술대전 판화부문〉 우수
2012 〈제38회 부산미술대전 판화부문〉 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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