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인형 조각가 김채용
버려진 단추가 인형이 되다.
코로나19 이후의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 시대는 막을 내리는 듯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과 제약회사들도 백신 개발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의 견해에 따르면, 팬데믹 영향력이 향후 수년 혹은 수십 년간 그림자처럼 드리울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도 현대인들은 미열, 피로, 우울감, 특히 영유아의 언어발달문제 등 꼬리 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번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의 전시에서는 이러한 낯선 어색함에 입각한 작품들로 전시장을 채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불편함이야말로 김채용의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전시장을 들어서자 보이는 커다란 수학 연산기호 형상은 우리의 시선을 압도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우리의 모습과 닮은 인형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김채용은 버려진 폐단추를 활용 하여 인간과 같은 형상을 만든다. 그러고는 수학 연산기호인 ‘1+1>2’에 그 인형들을 빼곡히 매달았다. ‘1+1’쪽으로 향하는 초과 부등호(>)의 사칙연산 기호는 “개인과 개인이 모인 힘은 강하다.” 라는 의미와 더불어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자”는 희망의 메시지도 포함한다. 이어 보이지 않은 투명 끈으로 연결돼 매달려있는 단추 인형은 서로 정교히 결속되어 밀접한 구성을 이루고 있다. 마치 코로나 이전, 타인과 타인이 관계를 맺으며 공동체를 이루던 사회 모습처럼 이 대형 조형은 우리 사회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변화된 일과로 와닿게 된 코로나 이전의 일상에 대한 소중함이 작품에 녹아 개인 간의 단합, 인간의 본성(사회적 동물)에 대한 긍정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인형의 주재료도 흥미롭다. 작가는 ‘단추’라는 소재가 옷가지를 여밈 하는 매개체이며, 이는 인간의 사회화(상호작용)와 꼭 닮았다 했다. ‘연결’, ‘맺음’의 소재인 단추를 인간의 관계성과 연결해 단결과 결집을 거듭 강조한다.
더불어 이번 시리즈에서는 동물의 범위까지 확장했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모습을 구현한 것이다. 사람의 모습을 한 단추 인형들 사이에 강아지와 같은 동물의 형상을 한 인형들도 보인다. 사람과 동물의 형상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집단을 이룬 모습은 반려동물이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인식되는 현대사회처럼 무척 조화로운 모습이다. 이렇게 《1+1>2》는 우리에게 코로나 시대 이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의 장을 마련한다. 장기간 이어진 비대면 방역 수칙에 무료함을 느끼는 이 시점. 우리는 다시 타인과의 유대관계를 되찾을 시간이다. 단추 인형들이 서로 연결된 채, 각각의 위치에서 존재하는 것처럼 이제 우리도 각자의 방법으로 끊어졌던 타인과의 끈을 이을 단추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작가노트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언택트 시대를 경험하면서 외향적인 저는 외로움을 극심하게 느꼈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격언을 뼈저리게 공감하였다.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싶었다.
평소에 지향하고 있는 가치관이자 시너지 효과를 뜻하는 '1+1>2'라는 수식에서 시작되어 '한 사람 한 사람이 힘을 더해 어려운 현재 상황을 극복하여 잃어버린 일상을 되찾고 살아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표현하고자 하였다. 초과라는 부등호 '>(사회)'를 입체로 형상화하고 이 속에서 사람의 모습을 닮은 단추 인형들이 보이지 않는 끈, 인연을 맺는 모습을 담아내었다.
셔츠를 입을 때 '단추'가 옷의 끝과 끝을 연결해 주는 것을 보고 '연결'과 '맺음'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를 가지고 사람을 형상화하고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이 각자 개성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단추의 95% 정도는 버려지는 옷의 단추를 떼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져 일반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폐단추’를 구해 업사이클링 하여 ‘단추 인형’을 탄생시켰다. 작품 내의 약 350개의 단추 인형은 각각 고유한 Edition No. 와 함께 Identity 및 Personality가 부여되어 있다.
김채용
김채용 KIM Cha Young
학력
2021.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조소전공
전시
2023. 《1+1>2》,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인생내것》,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부산
. 《Notice》,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부산
《MASKED 「International Exhivition」》, CICA 미술관, 김포
《제9회 YAA 「Young Artist ARTISTAR」》, 동아대학교 석당미술관, 부산
2022. 《ARTinTHEBAY》, 더베이 101, 부산
《작가의 방》, 아난티힐튼 이터널저니 M층, 부산
《아티스트 쇼룸》, 경남 도민의집 도지사관사, 창원)
《연말정산》, 이든갤러리, 서울)
《GYEONGNAM HOTEL ART SHOW 2022》, 그랜드 머큐어 엠버서더 호텔, 창원
《청년미술축제 아트그라운드 2022》, 서봉갤러리, 서울
《What is marriage?》, 수창청춘맨숀, 대구
《순천 에코아트페어 E.A.T.》, 순천만 국가정원 국제습지센터, 순천
《LOLOLO Art Fair》, 공릉행복주택, 서울
《2022 예술시장 다다》, 은평문화예술회관, 서울
《New Thinking, New Art》, 갤러리 바이올렛, 서울
《공감과 위로의 순간》, 부산의료원&갤러리 이베, 부산
《ETAL in MERGE?》, 복합문화예술공간 MERGE?, 부산
《빈칸 아트 페스티벌 Garage Sale, Party》, Layer57, 서울
2021. 《MOAF 「Mullae One&Only Art Fair」》, 갤러리 문래, 서울
《공존 : 개인·사회·감정 展》, 영도 놀이마루 와치 갤러리, 부산
《2021 부산청년 아트페어 UNDER39》, 신세계센텀시티 중앙광장, 부산
《The 4th Hot summer Art Market》, 갤러리 아트숲, 부산
《제10회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BAMA)》, 벡스코, 부산
《ARTISTART》,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부산
2019. 《다채로운 「김채용 개인전」》, 낙동강문화관 기획전시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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