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없는 핫플(Hot Place)’
#자본주의_실체
고은포토1826은 고은사진미술관의 지원으로 매년 올해의 작가를 선정하고 있다. 2023년 5월,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에서는 2022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노태욱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시리즈 〈#다녀왔어요〉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유명 광광지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이면의 감수성에 주목해야한다.
우리의 일상에 스며있는 자본주의적 요소는 노태욱 작품의 척도가 된다. 사람들의 여가문화를 이용해 소비를 이끌어내는 백화점, 놀이공원과 같은 거대 상업 단지가 그 대표적인 소재다. 노태욱의 작품에서 가장 큰 특징은 사람도, 동물도 존재하지 않는 텅 빈 공간이다. 해당 공간은 대부분 아울렛, 동물원, 공공 테마파크 등의 관광지로 사람 많고, 혼잡한 분위기가 익숙할 법한데도 말이다. 그나마 노출되는 작품 속 소수의 사람마저도 그 형체만을 알아볼 수 있도록 흐리게 표현되어 있다. 그 이유를 물으니 먼저, 자본주의 사회가 가장 잘 보여지는 공간을 찾아 찍었다 한다. 더불어 SNS 속에 다발적으로 노출되는 공간, 일명 “핫 플레이스(Hot place)”와 같은 유명 관광지의 모습을 키치하게 표현하기 위함이라 답했다.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던 “핫플”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갑작스럽게 외면되는 모습이 그에게는 대형 상업 시설 즉, 자본주의의 ‘거품’이 드러나는 모습이라 여겨졌던 것이다.
SNS속 “인증샷”과 같은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자본주의가 회의적으로 드러난다. 소셜 네트워크에 집착하며 허풍과 과시에 무게를 두는 현대인의 경향이 자본주의 사회와 꼭 닮았다는 것이다. 현실과는 달리 화려하고 낭만적인 SNS속 세계도 팬데믹을 이기지 못했는지 게시되는 빈도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특히, “인증 챌린지”다. 소위 특정 장소를 방문해 인증샷을 남기고, 해시태그(#)의 장소 정보와 함께 올라오는 그 게시물 말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작품명에 해시태그를 인용해 자본주의 사회 속 ‘거품’을 인증샷과 같은 이미지로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장노출로 사라진 피사체, 인기척 없는 허전함이 낯선 구조물을 과대 포장한 자본주의 사회의 원초적인 모습과 연결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찬란한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보편적인 인증샷과는 달리, 인적이 거의 사라진 명소들을 통해 남긴 《#다녀왔어요》는 쓸쓸하게 변해버린 사회를 비웃는 듯, 인적없이 죽어가는 구조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모든 생소함이 크게 놀랄 것 없는 평소 모습인 것처럼 말이다.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작업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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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욱
노태욱 NOH Tae Wook
경력
2014-2017. 고은사진아카데미 작품연구반, 포트폴리오반 수료
전시
2023. 《#다녀왔어요》,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2022. 《차이의 향연》,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2021. 《허깨비들》, 가기 갤러리, 울산
2019. 《허깨비들-2018 부산국제사진제 최우수 작가전》, 거청, 부산
2019. 《보이지 않는, 말로 할 수 없는》, 해운대문화회관, 부산
2018. 《곁으로》, 갤러리 수정, 부산
2017. 《UP》, 스페이스닻 갤러리, 부산
2016. 《해운대》,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2015. 《리뷰하기》, 부산문화회관, 부산
2010. 《징후적 풍경》, 갤러리 영광, 부산
2010. 《징후적 풍경》, 울숙도문화회관, 부산
2010. 《삼색부산-문화적 풍경》, 갤러리 영광, 부산
2009. 《흙의 노래-곤명요》, 갤러리 영광, 부산
수상
2022. 〈GP1826 올해의 작가〉 수상
2018. 〈부산국제사진제〉 최우수작가 수상
제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