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박展 《미니멀 캐릭터》

미니멀 캐릭터

2009년 이후, 13년 만에 돌아온 영화 <아바타 2>의 출연진 ‘시고니 위버’는 자신의 나이보다 1/4채 되지 않는 소녀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자신의 청소년기를 반추하기도 하고, 젊은 세대들과의 워크숍을 장기간 진행하며 그들의 말투와 행동 양식들을 익혔다고 한다.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2023년 첫 전시는 캐릭터를 주제로 한 소피박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마치 시고니 위버처럼 작가 소피박의 학창 시절 학습했던 내공을 반추한 캐릭터를 말이다.

소피박은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옷과 인체 구조를 장기간 연구했다. 옷을 만들기 위한 옷감의 재질부터 특징까지 파고들어 학습했고 특히, 착용감이 좋은 옷을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학습할 수밖에 없었던 신체 구조는 해부학적으로까지 집요하게 익혔다. 이렇듯, 해부학은 그에게 ‘실과 바늘’ 같은 긴밀한 영향력이 있었을 것이다. 매사에 빈틈없이 빠져들어야만 했던 그가 작품에는 그 반대인 가장 단순하고 미니멀한 표현방식을 택했다. 그의 작품에는 사람을 연상시키는 캐릭터를 볼 수 있는데, 그 형태를 주목해 보았으면 한다. 캐릭터들의 전체적인 외형은 여성의 몸 선을 떠올리듯 아름다운 실루엣을 갖추고 있지만, 그 표현은 뭔가 미묘하게 용감하고 단단하다. 자세히 보니 그 이유는 여성의 몸 선이라면 자연스레 떠올릴 법한 곡선적 형태가 아닌 면과 면으로 단순하게 표현된 직선적 형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은 테두리가 없이 면과 면 사이의 강렬한 색채 대비만으로 그 형태를 구분하고 있다. 꼭 옵아트 그림처럼 말이다. 더불어 화려한 색과 다채로운 패턴 조합은 캐릭터를 더욱 강렬하게 인식시켜 잔상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반면, 캐릭터의 가슴 쪽 하트는 현대인들을 향한 작가의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욱 심화된 비대면 생활과 다양한 사회적 일탈 현상 등의 현대사회 문제들로 무미건조한 분위기 속 우리들의 모습에서 작가는 아쉬움을 표했다. 점점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의 정서를 녹이고자 작가는 하트를 캐릭터 가슴 오른 편에 그려 넣었다. 차가운 마음에 따듯한 색을 채워 넣은 심장의 형상은 보는 우리의 마음도 따스히 보듬어 주는 듯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소피박의 캐릭터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들려주는지, 아크릴 물감으로 형용된 캐릭터와 패턴의 콜라보가 우리에게 어떠한 여운을 불러일으키는지에 주목해보았으면 한다.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작가노트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작품으로 개성 있는 특징을 한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첫째, 캐릭터는 직선으로 된 도형적인 기법으로 인체 실루엣에 접목시켜 미니멀(minimal)하게 표현하여 소피박 작가만의 시그니처 캐릭터로 작품 주제마다 어우러져 있습니다.

둘째, 형태마다 테두리가 없어 면과 면 사이 색채 대비만으로도 형상이 뚜렷이 구분됩니다.

셋째, 작가의 시그니처 캐릭터 가슴 중앙 부분 하트는 사람의 심장을 나타내어 정서가 메말라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따듯한 마음 메시지를 사랑의 심장으로 표현합니다.

작품의 과정들은 두 가지로 보실 수 있습니다.

원화로 그리거나 컴퓨터 일러스트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작업하여 출력합니다.

소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