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균례展 《인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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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균례展 《인형의 집》

전시 기간
2019/10/10 - 2019/10/22
부산 프랑스 ART SPACE에서는 조균래 작가의 《인형의 집 A Doll’s House》 (2019. 10. 10 - 2019. 10. 22)展을 개최한다. 산업화와 자본화로 인해 경제 활동 영역의 범위는 점점 더 넓어지고, 사회구조의 변화와 여성주의 운동의 발발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고정적인 성 역할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떤 역할이 다른 역할보다 더 우위의 가치를 점한다는 문제를 논하기 보다, 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역할을 강요받아야 했던가에 대한 논점이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여성주의 운동가들의 입장은 여성이 사회적 활동을 하지 않고 집안일에만 종사하는 것이 그들의 성 역할로 굳어진 것을 남성 중심 사회와 가부장제의 억압으로 보았다. 그 동안의 고정된 성 역할에 대한 대항과 논쟁은 여성의 평등한 권리 획득을 위하여 아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조균래 작가의 <인형의 집>은 19세기 헨리크 입센의 희곡인 “인형의 집”에서 영감을 얻어 이를 패러디한다.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사실 바뀐 게 없어 보이는 현실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던 작가는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에 갇혀 현모양처로 살던 “인형의 집”의 등장인물인 로라의 모습과 사회적 지위를 가졌던 남편의 역할을 바꾸어버린다. 보통 사회적 이슈를 다룰 때에는 사진이 하나의 증거이기 때문에 이것을 기록이라고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이 주로 등장한다. 그러나 조균래 작가는 미리 염두에 둔 행위의 장면을 마네킹을 통해 연출하는 메이킹 포토를 시도한다. 마네킹은 상업적 판매를 위해 생물학적 특징이 부각된 사물이기 때문에 성적 역할을 대비하기에 적합하다고 여겨져 작품의 소재로 사용되었다. 게다가 모든 각도와 위치를 하나하나 잡아서 연출해야 하기에 작가의 개입이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전통적인 성 역할이 바뀐 등장인물을 행동을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콘티를 잡고 장면(scene) 번호까지 매겨 구도, 장소, 마네킹의 포즈, 셔터 누르는 순간 등 일련의 행위 전부를 기록했다. 실제 사람이 아닌 마네킹이 일상생활에 등장함으로써 느껴지는 낯섦과 평범하지 않은 연출이 불러일으키는 호기심을 통해 관람객은 사회 저변에 숨어있던 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그 이면에 작용하는 사회구조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전시의 의도와 작가의 생각을 담은 인터뷰도 함께 상영된다. 인터뷰에는 세세한 작업 과정과 함께 작가가 세상에 대해 던지는 질문과 그 답을 얻어 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영상과 함께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던 사회의 부조리함과 불평등에 대해 어떤 시각과 입장을 취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어려웠던 시절 외할아버지는 두 외삼촌들만 상급학교에 보내셨고, 초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머니는 삯바느질로 하루를 시작했다. 하얀 교복을 입고 학교를 향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재봉틀을 돌리며 바라만 보셨다는 어머니는 왜 당신의 아들이 부엌에 들어가는 것은 그리 싫어하셨을까?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내가 직장에서 만났던 뛰어난 여성 동료들은 결혼을 거치며 하나 둘 일의 중심에서 밀려 나갔고, 그렇게 아기를 좋아하던 그녀는 출산을 선택하지 않았고, 어떤 페미니스트들은 비난받을 것이 뻔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싸우고 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느끼는데, 반대편에 선 입장과 논리에 부딪히며 젠더를 둘러싼 갈등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인형의 집’은 우리 시대 평범한 가정의 성적 역할 분담에 대한 낯설게 보기의 시도이며 평생을 남성으로 살아온 스스로에 대한 돌아보기이다.

조 균 래


2019. 10. 10 (목) – 2019. 10. 22 (화)

관람시간 : 화요일 – 일요일 10:00-19:00 (매주 월요일 휴관)


조균래 Cho Kyun RAE

2014 고은사진아카데미 사진작품연구반, 포트폴리오반 수료


전시


단체전

2017 《Up》, 스페이스닻, 부산

2015 《리뷰하기》, Review-ing, 부산문화회관, 부산

2015 《달걀》, 글로벌 스텐다드, 사진예술, 세계의 시선

2014 《밀려나는 사람들 》, 사진예술, 사진으로 철학하기